_ 일시 : 2009년 5월 7일 ~ 6월 15일 (시간대)
_ 장소 : 포토텔링(phototelling) GALLERY
대학로 혜화역(4호선) 3번 출구 (서울 종로구 명륜4가 85-10 지하1층)
_ 문의 : www.phototelling.net
Tel. 02) 747. 7400
5개월에 걸쳐 찾아낸 가장 ‘인도’스런 인도
이름은 낯설지 않지만, 쉽게 정의할 수는 없는 땅, 인도. 대한민국의 33배에 달하는 땅덩어리와 11억이 넘는 인구수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세상만사가 어우러지는 땅. 그리하여 인도는 이 땅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각자의 ‘인도(人道)’를 선사한다.
인도는 다가서기가 쉽지만은 않은 땅이다. 첫 발을 내딛으면 희뿌연 먼지 속을 떠도는 정체모를 역겨운 냄새들이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하고, 소와 자동차와 여행객과 그들에게 박쉬시(구걸)을 요구하는 인도인들이 뒤엉킨 모습은 지옥의 아수라장에 온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혼을 쏙 빼놓는다.
하지만 이것이 마치 이 세계에 들어오기 위한 통과의례라도 되듯이 한차례 곤욕을 치르면 비로소 인도가 보인다. 각자가 살던 세계를 잊고 온전히 ‘인도’라는 세계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사람이 보이고, 삶이 보이고, 이야기가 들린다.
인도가 지닌 무한한 매력은 사진작가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과 여행객들을 잡아당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인도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인도의 이야기가 우리 곁에 다가왔다. 2차례에 걸쳐 장장 5개월간 인도의 각지를 돌며 담아낸 사진작가 부부의 ‘The story of India'가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카메라에 담아도 금새 새로운 얼굴로 또다시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그곳에서 이들 부부는 인도인들의 삶과 삶 속에 담긴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진은 정지된 찰나 같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사진 속 인도인들은 당장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할 것 같다.
이들이 들려주는 인도는 성스럽고 엄숙하기만 한 곳이 아니다.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때론 웃고, 때론 삶의 무게에 짓눌린 또다른 우리네 모습이고 이야기다.
다양한 세상만사와 희노애락이 어우러진 것이 인생이라 이야기하는 이들 부부의 인도이야기는 그래서 가장 인도스럽다.
함께 ‘인도’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38일간 펼쳐질 ‘The story of India'를 만나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연금술의 나라, 인도
인도에 관해서라면 어떤 것도 정의내리기 어렵다. 인도의 어떤 것도 이성적인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을만큼 단순하지 않다. E.M 포스터가 말했듯이 “인도에서는 어떤 것도 확인할 수가 없다.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는 사라져버리거나 다른 것과 합쳐져 버린다.”
인도의 셀 수 없는 레이어들과 조각들은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 다양한 스펙트럼들은 다시 서로 합쳐졌을 때 폭발적으로 빛난다. 거부할 수 없는 이 빛은 대륙 저편까지 뻗어가 한 번도 인도에 발을 디뎌보지 못한 사람들의 영감을 자극해왔다. 역사적으로 소위 “상상의 나라 인도”라는 개념은 쥘 베른, 에밀리오 살가리, 헨리 데이빗 소로와 같은 작가들과 사상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그러면서 인도는 점점 이국적인 나라로 굳어지고, 영혼의 한 카테고리를 상징하게 됐다.
이런 혼합과 병합 현상은 서구 문명에 의해 또다른 스펙트럼과 빛으로 세계를 눈멀게 하고 있다. 서구 미디어에 의해 자본주의 성공 사례로 부각되고, 세계 무대에서 주요 경제 및 정치 세력으로 떠오를 준비가 된 나라로 칭송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 와중에도 영광의 카오스 속에 있는 바하라트 마타(어머니 인도)가 부서지지 않고 하루하루 지탱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도이다.
인도는 함께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성분들을 융화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인도에 가면 여러 세기에 걸쳐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모던한 호텔의 창문 밖으로 휴대폰을 들고 있는 행인들과 길 한 복판에 있는 암소와 황소를 실을 카트를 둘러싼 하이-테크 기구가 보인다.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 속에서 수도하는 남성들은 수천 년 전 차림으로 고대에 그랬던 것처럼 만트라를 부르며 구걸을 한다.
뭐라 정의할 수 없지만, 누구나 인도 곳곳에 존재하는 신성함에 대한 경외는 공감한다. 매우 자극적인 물질문명 속에서도 인도인들은 형이상학에 대한 관심은 깊고 집요하다. 인도의 위대한 20세기 철학가인 스리아우로빈도는 “영성은 인도인의 마음 속에 있는 마스터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마스터키는 빈곤과 부패가 만연하는 카오스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다른 떠오르는 초강대국들은 물론이고 다른 모든 문명들과 차별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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